쉽지는 않지만 영국에서도 자동차 여행이 가능하다.
쉽지 않은 이유는 자동차의 주행방향이 우리와 반대이기 때문이다.
차량 우측통행인 우리와 달리 영국은 차량 좌측통행이므로 우리 느낌으로는 언제나 역주행을 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 거리로 나서면 무척 어색하고 움츠러든다.
그러나 한시간 두시간 지나면서 차츰 익숙해지고 며칠 지나면 별 느낌 없이 다닐 수 있다.
또 하나 영국 운전이 어려운 것은 운전석이 우리와 반대쪽에 있는 점이다.
짐작하기로는 운전석이 왼쪽에 있으나 오른쪽에 있으나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운전석에 앉아보면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차로 한 가운데 차를 위치시켜 주행하기가 어렵고 자꾸만 차로의 왼쪽으로 붙게 된다.
그러다가 왼쪽의 구조물에 차를 긁거나 인도의 경계석을 덜컥 넘어다니는 일도 자주 생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을 추월해 갈 때도 신경 쓰인다.
오른쪽을 조심하라
한국에서는 언제나 왼쪽에서 상황이 벌어진다.
길을 건널 때도 차는 왼쪽에서 오고, 골목길에서 큰 길로 접어들 때도 차는 왼쪽에서 달려든다.
우회전보다 좌회전이 더 조심스럽다.
그러나 영국은 반대다. 길을 건널 때도 차는 오른쪽에서 오고,
골목에서 큰 길로 접어들 때도 차는 오른쪽에서 달려든다.
고속도로에서도 오른쪽 차선이 추월선이며 유턴도 오른쪽으로 한다.
한국에서 운전을 많이 한 베테랑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베테랑은 대부분의 운전을 몸에 익은 대로 습관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에 배인 한국에서의 운전 습관은 오히려 위험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베테랑 운전자일수록 중얼 중얼 외우며 다녀야한다. “오른쪽, 오른쪽”
왼쪽으로 들어가라
한국에서 자동차는 어디서나 우측통행 – 오른쪽으로 들어간다.
골목에서 나와 큰 길로 접어들 때도 오른쪽으로 접어들고,
신호를 받아 좌회전을 할 때도 도로의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로타리에서도 왼쪽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그렇지만 영국에서는 반대다.
큰 길로 접어들때는 큰 길의 왼쪽으로 접어들고,
좌회전을 할 때는 물론이고 우회전을 할 때도 도로의 왼쪽차로로 접어들어야한다.
라운드어바웃에서도 오른쪽에서 오는 차들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진입해야 한다.
영국에서 자동차는 언제나 좌측통행이다.
런던 도심 운전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영국도 도시지역의 도심지 도로는
폭이 좁고 일방통행도 많고 차들도 많아서 무척 복잡하다.
특히 런던 시내는 엄청난 교통체증으로 유명하고 무단횡단을 일삼는 보행자들도 무척 신경 쓰인다.
런던 도심으로 들어가려면 혼잡구간 통행료도 내야한다.
반면에 지하철은 매우 잘 되어있어서 지하철만으로 모든 관광지를 다 갈 수 있고 매우 빠르다.
차를 픽업하고 반납하는 것도 외곽의 히드로 공항쯤에서 하는 것이 좋다.
시내에 숙소를 정하고 공항까지 지하철로 갔다 왔다하는 것이 번거롭게 생각될 수 있지만,
시내로 차를 몰고 들어가고 나가는 것보다는 그것이 훨씬 편하고 빠르다.
일본 도쿄보다 호주 시드니보다 런던 시내 운전히 훨씬 어렵다.
영국 사람들은 운전을 잘 한다.
내가 아는 한 영국 사람들이 운전을 세계에서 제일 잘 하는 것 같다.
서툰 운전으로 다른 사람을 신경 쓰이게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규칙을 어기거나 ‘이상하게’ 운전하는 사람도 볼 수 없다.
고속도로에서 수많은 차들이 달리는 것을 보면 마치 모든 차가 자율주행 모드로 움직이는 듯,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착착 움직이며 매우 빠른 속도로 무리지어 달려간다.
어느 한 사람 부족하거나 지나친 점이 없다.
그래서 영국의 거리, 영국의 도로는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고
교통사고율을 비교한다면 한국의 1/3 수준이다.
우리가 영국에서 배울만한 단 한가지만을 꼽으라면 ‘운전’일 것 같다.